7월 16, 2021

우드 커트러리 사입 일기

우드 커트러리 사입 일기

지난 한달간은 물건을 찾고, 구매하고, 사진찍고, 편집하고, 상세페이지 만들고, 마케팅을 고민하고. 이래저래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지나버렸다.

그렇다고 딱히 결과가 눈에 보인 일들도 아니었어서, 힘은 드는데 내가 과연 일을 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렸는데 갑자기 길이 사라졌다. 스토어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이 없다. 이제 달리던 것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내가 어디서부터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살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아직 회사에 다니던 습관이 남은 탓인지. 아님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학원에서 받아먹는 공부만 한 탓인지. 정해진 일은 잘 하겠는데, 스스로 찾아서 해야하는 일은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초창기에 티타올을 사입하고 그 다음으로 구매한 제품은 우드 커트러리였다.

한참 우드 제품에 빠져 있을때라, 우드 커트러리 몇 종류를 구매하여 받아보았고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 제품을 발주하였다. 그때는 몰랐다. 이 커트러리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게 될 줄은. 그리고 쪼들리는 자본에 (나에게는) 어마무시한 돈을 쓰게 될 줄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이때는 물건만 받으면 바로 인터넷에 올려 판매할 수 있는 줄 알았고, 물건이 예쁘니까 인터넷에 올리면 바로 주문이 들어올 줄 알았다.

발주를 넣고 회사에 잘 다니고 있던 어느 날, 운송업체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낸 사업자번호로 물건이 들어왔는데 수입식품특별법에 적용되는 제품이므로 통관할 수 있도록 관련 서류를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수입식품특별법은 뭐고, 관련 서류는 또 뭔지.

인터넷을 열심히 뒤졌는데, 문제는 이쪽으로 전혀 개념이 없다보니 글들을 읽어봐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며칠을 인터넷을 뒤지고 식약처, 관세청 등에 전화를 걸어 묻다보니 그제서야 조금씩 수입식품특별법이 무엇이고, 뭘 해야하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1. 음식에 닿는 식기류를 국내에 수입하기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 외에 별도의 영업증이 필요하다.
  2. 이 영업증을 받기 위해서는 식품안전 교육을 이수한 후 이수증명서를 받아야하며, 음식점 영업을 할 수 있는 근린상가 1~2종 건물에 사무실이 있어야 한다.
  3. 수입이 진행되는 제품에는 원산지와 식품용 사용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안내 프린트, 스티커 또는 라벨이 부착되어 있어야 한다.
  4. 제품을 생산한 공장 정보를 식약처 사이트에 등록해야 하며 (물론 해당 공장에 이 사실을 고지하고 사업자등록증을 받아야 함) 해당 공장으로부터 제품 성분(원료) 리스트를 받아 식약처에서 인정한 검사소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제품검사를 받고 문제가 없다는 검사 리포트를 제출해야 한다.
  5. 위의 내용들이 진행되어 영업증과 검사 리포트를 얻었다면 관세청 사이트에서 통관 진행을 요청할 수 있고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이 1 ~ 5번이 정리해 놓으니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저런 사실을 꿈에도 모르던 꼬꼬마 입장에서는 어찌나 속이 타던지.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알았다고 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간신히 하나 진행하면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고.

게다가 저 당시에는 회사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 후 짬짬히 일을 진행했어야 해서 더 진행이 더디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정부 사이트는 왜 맥북에서 사용이 안되는 것인지. ㅠ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회사를 다니면서 이 일을 하는게 쉬운 것이 아니구나! 라고 뼈져리게 느꼈고 저 영업증을 얻기 위해 사무실을 계약하면서, 이왕 이렇게 된 것 제대로 한번 해보자! 라는 마음을 먹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응? 이게 갑자기 뭔 스토리 전개인가요?;;;)

그리고 저 위의 1~5번을 진행하는데 한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고 교육이수, 영업증 발급, 제품 검사 비용, 한글 라벨링 작업 등으로 약 200만원의 돈이 들어갔다. 그리고 사무실까지 계약했으니 별도로 월세도 꼬박꼬박 나가게 되었다. 뭐.. 이것이 다 나의 멍충비용이 아니겠는가. ㅎㅎ ㅠㅠ

이번 일의 교훈: 준비가 미흡하면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돈도 잃는다. 외로움은 덤.

그렇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먹어봐야 아! 하고 깨닫는 사람이었기에, 주위에서 아무리 알려주고 가르쳐줬어도 똑같은 실수를 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내가 생각하는 실수는 회사를 그만둔 것도, 사무실을 덜컥 계약한 것도, 검사비용으로 돈을 쓴 것도 아니다.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작년 한해동안 그러했듯 제대로 시작도 못했을테니까.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흐지부지 그만뒀을 내 성격을 아니까.

내가 실수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국내 도매 사이트에서 먼저 물건을 구매해서 판매해보고 해외 사입을 진행할 걸 그랬다는 점. 레벨 1단계를 경험하고 2단계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마음이 급해서 경험치도 쌓지 않고 2단계로 가려고 했다는 점이다.

지금은 레벨 1단계에서 열심히 경험치를 쌓고 있다.

저렇게 힘들게 들여온 2단계의 물건은? 당연히 1단계 경험치도 쌓이지 않은 스토어에서 판매될리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 네이버 블로그에 기록했던 글을 이곳으로 옮겨 작성일이 안맞습니다.
2020년 8월 13일의 기록입니다.